사용기

Ez Reach 직교 키보드 날짜:2021-7-5 12:27:49 조회수:55
작성자 : 작가K
포인트 : 1513
가입일 : 2020-02-14 22:27:56
방문횟수 : 213
글 161개, 댓글 49개
소개 : 철들기를 거부하는 개구쟁이 프로그래머
작성글 보기
쪽지 보내기
중고 장터 검색중에 또 아주 신기한 키보드를 하나 구경했다. 마침 이런 저런 키보드 연구중인데 게다가 싸게 팔고 있길레 낼름 챗을 보내 거래에 성공했다. 원래 가격은 얼마인지 모르겠으나 이런 신기한 키보드를 중고로 4만원에 샀으면 꽤 괜찮은 가격인 거 같다. 모양부터 보자.



키가 바둑판 모양으로 직교하는 모양새이며 알록달록한게 디자인도 예쁘다. 스위치는 팬터그래프이며 딱 전형적인 노트북 키감이다. 키압이 살짝 쎄지만 감이 나쁘지는 않다. 높이도 높지 않아 팜레스트가 없어도 충분히 쓸만하다. 그러나 뒷면에 높이 조절 다리가 없어 팜레스트를 뒷면에 받치고 써야 한다. 박스는 흰색 무지 박스인데 안에 스치로폴과 설명서가 들어 있다.



설명서는 대량으로 인쇄한게 아니라 컬러 레이저 프린터로 한장씩 뽑은 것이다. 이런 면을 보면 이 키보드가 실사용으로 판매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스타트업 등에서 시범적으로 만들어 본 키보드임을 알 수 있다. 연결 방식은 PS/2인데 다행히 USB 변환 어댑터를 주어 노트북에도 쓸 수는 있다. 



어댑터 외에 조그만 컨버터도 주는데 이건 동작하지 않았다. 어댑터에 키보드 꽃는 포트, 마우스 꽂는 포트가 있는데 이 중 정확하게 키보드 꽂는 곳에 꽂아야 동작한다. 최신 배열의 키보드인데 연결 포트는 이런 구닥다리라니 이해가 잘 안된다.
이 키보드의 가장 큰 특징은 키의 기울어짐이 없다는 것이다. 손가락이 기억하고 있는 위치와 약간 다르다 보니 처음 사용하면 그야말로 오타 작렬이지만 조금만 써 보면 나름 익숙해질 수 있다. 오른손은 별로 헷갈리지 않는데 왼손 아랫열에서 오타가 많이 난다. 바로 아래를 쳐야 하는데 항상 중앙쪽으로 손이 약간 이동하여 엉뚱한 문자를 치기 일쑤다. BS와 Enter가 가운데에 있는 방식도 마음에 든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오른손 약지나 새끼가 원래 BS가 있던 자리를 찾아 가는데 여기는 -여서 수정은 안되고 -----만 찍힌다. 



손가락이 기억하는 위치를 바꾸기가 이렇게 어렵다. BS와 Enter도 마찬가지이다. 둘 다 중앙을 눌러야 하는데 집게랑 멀어 자세가 많이 틀어진다. 그나마 Enter는 옆으로만 이동하면 되니 좀 나은데 BS는 집게를 쭉 뻗은 위쪽이라 결코 누르기 쉽지 않다. 이 정도 거리라면 차라리 원래 있던 자리가 더 나은 거 같다.



하단의 커서 이동키와 Home, End, PgUp, PgDn 위치는 그럭 저럭 괜찮은 편이며 Home, End는 수평, PgUp, PgDn은 수직인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이건 익숙해지면 꽤 편리할 것 같은 배치이다. 집게 손가락이 위치를 약간 벗어나는 점이 조금 아쉽다.
문자키 영역에도 Fn 조합으로 커서 이동키가 있는데 이 위치는 손가락을 옮겨야 하는 곳이어서 실용성이 많이 떨어진다. JKL 자리에서 커서를 옮길 수 있어야 하는데 한칸 아래 왼쪽이어서 이동 거리가 멀고 게다가 Fn 키도 왼손으로 누르기 편한 위치가 아니다. 이럴 바에야 그냥 오른손만 커서 이동키 자리로 옮기는게 더 나을 거 같다. 오른쪽 위에 있는 Fn키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Fn 키 조합으로 클립보드 처리를 할 수 있음은 흥미롭다.



이게 조합키를 보내는 방식인지 아니면 별도의 스캔코드가 있는건지 궁금하다. 어차피 2개의 키를 누를 바에야 Ctrl 조합이랑 뭐가 다른지 의문이다. Fn 락을 걸 수 있다면 또 몰라도 저 위치라면 결코 좋은 자리는 아닌 거 같다. 드보락을 지원한다. Fn+F3을 누르면 드보락 모드로 즉시 전환되는데 한글도 영향을 받는다. 

이 키보드를 많이 써 보지는 못했다. 피상적으로 대충만 써 봤는데 아마 아직 파악하지 못한 기능도 있을 것 같다. 제작사 홈페이지도 가 보고 동봉된 매뉴얼도 읽어 봐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없었다. 차후 키보드를 좀 더 상세하게 연구해 볼 시간이 확보될 때까지는 일단 봉인해 두겠지만 언젠가는 다시 꺼내 연구에 상당한 도움을 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사용기를 쓰는 동안에도 빠른 속도로 익숙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평소에 쓰던 배치와는 좀 달라도 익숙해지면 편리해질 수 있는 배치라면 충분히 만들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키보드는 아쉬운 면이 많지만 사용해 보면서 사람의 적응력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느꼈다. 















 



돈 못 벌어도 좋다. 즐겁게 살면 된다.

목록보기 삭제 수정 신고 스크랩


로그인하셔야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