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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보 울트라나브 사용기 날짜:2021-6-18 2:38:52 조회수:82
작성자 : 작가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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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철들기를 거부하는 개구쟁이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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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키보드의 최고봉은 IBM의 7열 키보드이며 현재까지도 변함없다. 아무리 좋은 노트북이 나와도 키보드는 IBM을 능가하는 것이 없다. 팬터그래프 주제에 웬만한 기계식 키보드의 키감을 압도하는 부드러운 키감과 효율적인 7열 배열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이 키보드 때문에 아직까지도 IBM 노트북을 버리지 못하고 소장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며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 좋은 키보드를 레노보가 IBM을 인수하면서 망쳐 놓아 버렸다. 전작이 그렇게 좋았는데 이걸 개선한답시고 치클릿이니 뭐니 이상한걸로 바꿔 놔서 명성에 먹칠을 하고 말았다. 레노보의 키보드도 나쁘지는 않지만 오리지널 IBM에 비하면 한참 하수이다. 레노보 노트북은 420, 520까지는 7열 키보드를 채택했으나 430, 530 이후에는 레노보 방식으로 바꾸어 버렸다.

7열 키보드가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IBM 시절부터 키보드만 따로 분리해서 팔 지경이었고 그걸 또 사서 쓰는 사람도 있었다. 나도 한때 사서 썼었는데 무게가 가볍다 보니 들썩거리는 감이 있어 좀 쓰다 팔아 버렸다. 원래 출시 가격은 5~6만원 선이었는데 지금은 생산 중단되어 재고가 18만원 정도에 팔리며 중고가도 대략 12만원 정도 하는 골동품이 되었다.

이렇게 구하기 힘들다 보니 최근 똑같은 배열로 복원한 시노비라는 제품이 출시되었는데 가격이 무려 299000원이다. 배열은 똑같은데 기계식이다 보니 아무래도 IBM 키보드의 감성과는 다를 거 같다. 아직 써 보지는 않았다. 가끔 중고 장터에 울트라나브가 올라오는데 나도 중고로 84000원에 상태 좋은걸로 하나 장만했다.



전주인이 많이 사용하지 않아 번들거림도 없고 키감도 살아 있어 썩 마음에 든다. 울트라나브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넘패드가 있는 것, 터치패드가 있는 것, 레노보가 치클릿으로 새로 만든 것 등이 있다. 내껀 빨콩만 있고 터치패드는 없는 유선이다. 이 정도면 7열 감성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이걸로 지금 사용기를 치고 있는데 역시 7열은 잘 만든 배열이다.

키감도 오리지널과 유사하되 에이징이 덜되어 키압이 조금 쎄고 누르는데 힘이 많이 들어가 부드럽지는 않다. 좀 오래 만져 줘야 키감이 기가 좀 죽을 것 같다. 뒷면에는 2단 높이 조절 받침이 있고 키보드 선을 넣을 수 있는 수납함이 있는데 선 길이보다 공간이 좁아 실제 수납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USB 포트가 2개 있어 USB 등을 끼울 수 있다. 뒷면에 있어 별 실용성은 없을 거 같다.



같은 배열의 노트북을 하나 소장하고 있는데 이것도 순전 키보드 때문에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가끔 이 노트북을 꺼내 전원도 켜지 않은채로 키보드만 두들겨 보다가 집어 넣기도 한다. 비록 성능이 좀 떨어지지만 완전한 노트북이 7만원인데 키보드만 떼 낸게 8만원이 넘으니 비율이 좀 맞지 않은 것 같다.



노트북이 좀 낡았지만 키감은 노트북쪽이 훨씬 더 부드럽고 좋다. 울트라나브는 플라스틱일 뿐이고 보강판이 없다 보니 반발력이 떨어지고 세게 치면 약간 울렁거리는 감이 있다. 반면 노트북은 본체가 묵직하고 키감이 가벼워 살살 쳐도 잘 입력되며 느낌이 아주 좋다. 울트라나브는 너무 가벼운 것이 단점이다.

키감이나 배치는 지금 봐도 훌륭하지만 역시 팬타그래프가 기계식을 능가할 수는 없다. 실사해도 될 정도로 실용성은 있지만 예전과는 상황이 좀 달라졌다. 기계식이 20만원씩 할 때는 5만원대의 이만한 키감이 매력적이었지만 요즘은 5만원 아래로도 훌륭한 기계식 키보드가 널려 있어 차별성이 떨어진다.

울트라나브는 빨콩이 달려 있어 손을 옮기지 않고 마우스질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빨콩의 감이 좋아 쓸만하지만 타이핑할 때 약간 걸리적거리는 감이 있다. 그리고 울트라나브의 결정적인 단점은 FN과 Ctrl의 순서를 반대로 뒤집어 놓은 것이다. 예전부터 단점으로 많이 지적되었던 것인데 키감 하나로 다 용납했었다. 지금은 이 배열에 익숙해지기 참 어렵다.

울트라나브는 참 좋은 키보드이고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소장은 하겠지만 자주 실사할 거 같지는 않다.



돈 못 벌어도 좋다. 즐겁게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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