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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공학 X-BOWS 키보드 날짜:2021-6-13 12:04:40 조회수:80
작성자 : 작가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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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철들기를 거부하는 개구쟁이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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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장터를 째려 보다가 흥미로운 배열의 키보드가 있길레 질러 보았다.
키배열이 활처럼 휘었다고 해서 이름이 X-BOWS이다.
신품가는 대략 175$ 정도 되는 거 같은데 중고가로 64000원에 구입했다.



양손 모두 손가락 뻗는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어 언뜻 보기에는 편해 보인다.
사실 키보드가 처음부터 이랬다면 손목 건강에 꽤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새끼 손가락은 아래로 조금 내려가 있어 자연스러운 손가락 모양이다.
새끼가 짧으니 이 구조도 바람직하긴 하다.



그러나 막상 사용해 보면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익숙해지면 괜찮겠지만 왼손의 아랫열 각도에 익숙해지기 어렵다.
예를 들어 알파벳 X를 누르면 어김없이 C가 입력된다.



기존 키보드의 3행이 절반만큼 오른쪽으로 이동해 있어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이 위치를 찾기 때문이다.
익숙해지면 괜찮아질거 같긴 한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거 같다.
이미 익숙해져 버린 사람은 손가락의 감각을 다시 익히는게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윗열은 그래도 꽤 칠만한데 점점 벌어지는 구조여서 역시 익숙하지 않다.
이빨빠진 옥수수처럼 왜 저렇게 만들어 놨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T는 한참 멀어 왼손 자세가 심하게 틀어진다.



다른 키도 배치가 정말 희한하고 중복이 심하다.
Shift와 Enter, Ctrl이 각 3개씩 있고 BS가 2개이다.
BS는 가운데 있는 것이나 오른쪽 끝에 있는 것이나 둘 다 멀어 치기 어렵다.
오타를 수정하는데 자꾸 ====가 입력되는데 이 자리가 딱 원래 BS 자리이기 때문이다.
양손 가운데에 BS와 Enter를 둔 건 동선이 짧아 좋은 아이디어지만 자세가 약간이라도 틀어진다는게 문제다.

스페이스가 2개 있는 건 좋긴 한데 왼손으로 치지 않는 사람은 왼쪽 Space는 그냥 안 쓰는 키가 되어 버린다.
그리고 한글 전환을 Shift+Space로 하는 사람에게는 이 또한 쉽지 않다.
잘 쓰지도 않는 Alt 키가 양쪽으로 저렇게 클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Home, End 키가 안 보인다. FN 조합으로 어디 숨어 있을 거 같은데 아직 찾지 못했다.
Ins 키도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는데 없지는 않을 것이고 있긴 할건데 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
키맵핑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해 보지는 않았으며 맵핑해도 불편할 거 같다.

스위치는 게이트론 은축이며 키감은 나쁘지 않다. RGB 조명도 달려 있어 미적으로도 예뻐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다. 암만 예쁘도 불편하면 꽝이다.
이 사용기를 이 키보드를 쳐 봤는데 짧은 시간이라도 점점 익숙해지는 것 같아 적응하는게 영 어려울 거 같지는 않다.
그러나 속도가 나지 않아 결국 포기하고 다른 키보드로 사용기를 마무리지었다.
비슷한 키보드를 기획하고 있는 입장에서 기존 키보드와 너무 과하게 달라서는 안된다는 것을 느꼈다.

 



돈 못 벌어도 좋다. 즐겁게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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