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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프로2(Anne Pro2) 카일 백축 날짜:2021-3-15 12:30:54 조회수:80
작성자 : 작가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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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철들기를 거부하는 개구쟁이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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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배열을 연구하다 보니 미니 배열에 관심이 많아졌다. 그리고 써 보지 않은 다른 축은 항상 궁금하다. 매물을 뒤지던 중 두 가지 호기심을 만족시킬 딱 좋은걸 발견했는데 앤프로2 카일 백축이다.
60% 포커배열이라고 부르는데 총 61키로 구성되어 있다. 카일 백축은 청축보다 키압이 약간 더 낮아 손목에 부담이 좀 덜하다. 중고로 70000원 + 택배비 5000원으로 구입했다. 사실 새 제품도 이 정도 하는데 해외 배송이라 오래 기다려야 하고 배송비가 2만원 가까이 나온다. 구성품은 다음과 같다.



뱍스, 설명서, 풀러 등을 준다. 빨간색 USB C 타입 케이블로 유션 연결 및 충전을 한다. 무각 포인트 키캡을 주는데 이걸로 바꿔 끼우면 깜찍하다. 이 제품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보다 작고 예쁘기 때문이다. 특히 RGB 조명이 예쁜데 불 꺼놓고 보면 아주 귀엽다. 요즘 이 정도 조명은 흔하지만 바닥이 흰색이라 더 도드라져 보인다. 이 광경은 사진으로 봐서는 실감하기 어렵고 실물을 봐야 예쁜지 알 수 있다.



높낮이 조절 받침대가 없지만 자체 각도가 충분해 뒤를 높이지 않고도 쓸만하다. 그러나 앞면도 높아 팜레스트는 필수이다. 키감은 단단하고 야무진 느낌이다. 카일 백축은 청축보다 키감이 낮아 손가락에도 무리가 가지 않고 딸깍거리긴 하지만 심하게 요란스럽지는 않아 아주 마음에 드는 키감이다. 사무실에서 쓰기는 조금 무리가 있지만 집에서 혼자 쓰기에는 딱 어울린다.
유선으로 연결할 수도 있고 블루투스로 연결하여 4대까지 무선 연결할 수 있다. 그러나 블루투스 성능은 오류가 많다. 종종 키를 씹어 드시는 경우가 있어 빨리 치면 오타가 속출한다. 게다가 본체와 연결이 끊어지는 경우도 가끔 있다. 펌웨어를 다운그레이드하면 된다는데 그러긴 싫고 그냥 유선으로 쓰는게 속편하다.
미니 배열은 키가 부족해 어쩔 수 없는 약점이 있다. 커서 이동이나 편집기 입력이 불편하고 심지어 문자키도 부족해 일부 기호는 조합해서 출력해야 한다. `~가 ESC키에 들어 있어 ~를 입력하려면 FN과 Shift까지 3개의 키를 동시에 눌러야 한다. 커서 이동은 왼쪽 ASDW키로 한다.



게임할 때 주로 이 키를 많이 쓰는데 왼손인데다 집게는 놀고 새끼 손가락이 걸치기 때문에 쓰기 쉽지 않다. 커서 이동할 때마다 손이 이동해야 하니 아무래도 효율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편집키는 오른손에 걸쳐 있는데 이것도 배치가 좀 이상하다.



PgUp, PgDn과 Home, End가 아래위가 아닌 좌우로 배열되어 있고 편집키 영역과도 맞지 않아 보지 않고는 누를 수 없다. 게다가 Home, End는 홈 포지션도 아니고 손가락이 범위를 벗어나야 누를 수 있어 무척 불편하다. 나 같으면 UIOJKL 2행에 편집키를 배치했을텐데 왜 이렇게 만들어 놨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다행히 앤프로2에는 이런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Caps Lock키를 FN키로 쓸 수 있는데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ObinsKit 소프트에어를 깔아야 한다. 이 프로그램을 깔면 RGB 조명과 레이아웃, 특수한 옵션 등을 선택할 수 있다.



CapsLock을 FN에 연결해 두면 오른쪽 FN키를 누르지 않고도 왼손을 한칸 왼쪽으로 옮기면 커서 이동 포지션에 딱 맞게 되어 있다. 왼손이라 익숙지 않고 CapsLock키를 같이 눌러야 하기 때문에 어색하지만 자리 이동없이 누를 수 있어 편리하다. 그럼 대문자 고정은 어찌하나 싶겠지만 CapsLock만 누르면 전환된다. 조합할 때만 FN이고 단독으로 누를 때는 고유의 기능을 유지하도록 해 놓았다.

이 방법 외에 Tab이라는 아주 재미있는 기능이 있다. 오른쪽의 Shift, FN, FN2, Ctrl 키 4개를 방향키로 쓸 수 있다. 눌러보면 진짜 잘 이동한다. 이 키도 단독으로 누를 때만 이동이며 다른 키와 조합하면 원래 기능을 유지한다. 예를 들어 Shift만 누르면 위로 이동이지만 Shift키와 1키를 같이 누르면 !가 입력된다. 또 탭 시간을 정할 수 있는데 이 시간 이상 누르고 있으면 이동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디폴트로 0.2초로 설정되어 있다. Shift일단 눌러 놓고 뭘 칠까 망설이다 그냥 놓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이 정도 아이디어면 꽤 그럴듯하며 실제 써 보면 편리하기도 하다. 그러나 인위적인 방법이다 보니 한계가 있는데 이 키는 딱 한칸만 이동하며 연속 입력이 안된다. Shift를 계속 누르고 있어도 위로 계속 올라가지 않고 한칸만 위로 올라간다. 키를 누를 때가 아닌 놓을 때 기능을 판별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키 개수가 작아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고 블루투스 연결이 불안정하지만 익숙해지면 충분히 쓸 수 있는 수준이다. 꽤 그럴듯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그러나 편집키 배치는 암만 봐도 좀 병신스럽다. 같은 61키 배열인 BT61이 편집키 배치는 더 나은 거 같다.

누가 이 키보드를 쓰겠다 하면 일단은 말리고 싶다. 작고 예쁘지만 실제 이 배열에 익숙해지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유선으로 쓸 바에야 얼마든지 다른 대안도 많다. 이 사용기를 이 키보드로 쓰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는 연구용으로 구입했을 뿐이며 실사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 즉, 연구가 끝나면 조만간 팔아먹을 것이다.

 



돈 못 벌어도 좋다. 즐겁게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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