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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텍 팬터그래프 K580, K470 날짜:2021-2-13 9:29:23 조회수:14554
작성자 : 작가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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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쓸 키보드가 굳이 시끄러운 기계식이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고 난 다음부터 쓸만한 팬터그래프 키보드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일단 조용해야 하고 높이가 낮아 팜레스트 없이 쓸 수 있고 무선까지 되면 더 좋다. 그래서 눈에 딱 들어온게 바로 로지텍 K580이다. 마침 사무실에 한대 있어 쳐 봤는데 키감도 훌륭하고 2.4GHz 연결에 블루투스까지 동시에 지원되니 딱 좋다. 중고가도 별 차이가 없고 해서 쿠팡에서 바로 질러 버렸다.



배송비가 약간 붙긴 하지만 이 정도면 가격도 더 없이 착해 그냥 새걸로 지르는게 낫다. 계속 쓸거면 중고보다는 처음부터 새걸로 사는게 깔끔하고 말이다. 명절전이라 못 받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택배가 일찍 도착했다. 그러나 택배를 받는 순간 급 실망했다.



병행 수입품이라는 안내문이 동봉되어 왔다. 이럴 수가, 난 분명히 한글 각인이 있는 키보드 사진을 보고 주문했는데 말이다. 다시 쇼핑 사이트 들어가 보니 메인 사진만 한글이고 본문에는 병행수입이라고 되어 있었다. 이걸 못 본 내 잘못도 있고 이왕 왔으니 그냥 쓰자 싶었다. 그러나 쓸수록 맘에 안드는 구석이 보이기 시작했다. 키감은 좋은데 맥/윈도우 겸용이라 Ctrl 락이 멋대로 걸리거나 Fn 락이 걸리기도 한다.
또한 아랫열의 인쇄가 Opt, Cmd 식으로 맥용이 같이 표기되어 있어 보기 싫다. 키 배열도 좀 이상한 점이 있다. 먼저 집필에 자주 쓰는 PrtSc키가 따로 없고 Home 키와 Fn을 같이 누르는 식이다. 보통 캡처는 Alt + PrtSc로 하는데 Fn + Home + Alt를 동시에 눌러야 한다. 그것도 오른쪽 Alt는 안되고 왼쪽 Alt만 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F11과 F12가 무선, 블루투스 전환키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데스크탑과 핸드폰을 동시에 연결해 봤는데 스위칭 속도도 거의 실시간이라 그 점은 좋다. 그러나 자주 사용하는 두 키가 Fn 조합이라 불편하다. 자주 쓰지도 않는 무선 전환은 단독키를 주고 원래 펑션키는 Fn 조합으로 꼭 했어야 할까? 결국 이 키보드는 테스트만 해 보고 반품하기로 했다. 어차피 판매자가 사기친거라 도덕적으로도 내가 미안해할 이유가 없다.
당근에서 비슷한 키보드 봐 둔게 있어 당장 달려가 K470과 M340 마우스 셋트를 3만원에 업어 왔다. K470은 K580의 아랫버전이되 2.4GHz만 되고 블루투스 기능이 빠졌으며 맥은 지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게 더 나은 거 같다. 그리고 한글 각인이 있으며 한 수신기로 마우스까지 쓸 수 있으니 더 좋다.



윈도우 전용이라 키각인에도 윈도우키가 선명히 인쇄되어 있고 F11, F12를 단독으로 누를 수도 있다. 다만 PrtSc키는 아쉽게도 Fn 조합으로 눌러야 한다. 두 키보드의 키감은 거의 비슷한데 새 제품인 K580이 아주 약간 뻑뻑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오히려 키감은 K470이 더 좋은 거 같다. 다만 스페이스가 조금 소음이 있었다. 같이 주는 마우스는 무소음이라 사무실에서 쓰기 더 괜찮아 보였다. 마우스에 Back이 없는 건 좀 아쉬운 대목이지만 어차피 메인은 아니니 상관 없다.
두 키보드는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다. 상단 두껑에 배터리 넣는 곳이 있고 수신기도 수납할 수 있다. 다만 K580은 블루투스로 폰과 연결할 수 있어 폰을 거치할 수 있는 홈이 있는데 비해 K470은 홈이 없다. 두 제품의 윗 뚜껑은 서로 바꿔 낄 수도 있어 같은 시리즈임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번들로 끼워 놓은 배터리까지도 똑같다. 홈이 있는게 실용성은 있다.



수신기도 완전히 같아 어떤 게 누구껀지 구분되지 않는데 서로 공유하지는 않아 하나를 빼 보면 누구껀지 알 수 있다. K470은 마우스와 수신기를 공유하는데 비해 K580은 단독으로 사용한다. 그 외에 외관상의 차이점으로는 K580은 블루투스를 지원하다 보니 전원 on/off 버튼이 본체 앞면에 있지만 K470은 없다. 적당한 때가 되면 알아서 슬립모드로 들어가는 모양이다. 재미있는건 원래 없는게 아니라 삭제해 놓았다는건데 자세히 보면 스위치를 땜방해 놓은 흔적이 보인다.



비슷한 두 제품에 대한 비교는 이 정도만 하고 이제 K470을 본격적으로 살펴 보자. 키보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키감인데 딱 팬터그래프의 느낌이다. 노트북 키보드와 유사하되 웬만한 노트북보다는 키감이 좋은 편이다. 키압이 낮아 힘들이지 않고 툭툭 치기만 해도 잘 입력되며 손가락이 닿았는데 입력되지 않는 경우는 별로 없어 오타 발생률이 낮다. 기계식이 아닌만큼 소음은 거의 없는 수준이며 살살 두드리면 옆에서 키보드를 치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키스트록 높이는 수치상으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1미리보다 약간 더 낮은 거 같다. 깊이 누르지 않아도 잘 입력되며 그렇다고 아주 구분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러버돔의 살짝 걸리는 저항감이 있어 눌렀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키캡은 ABS 플라스틱인 거 같은데 표면이 까끌까끌하게 되어 있어 미끌리지 않는다. 그러나 각인이 스티커여서 글자 부분의 감촉은 별로 좋지 않다.
모양새는 지극히 평범하다. 뒷면을 보면 별다른건 없고 미끄럼 방지 패드 5개만 붙어 있다. 무선이다 보니 케이블을 연결하는 구멍도 없다. 키 본체는 아주 얇고 회로는 위쪽에 다 몰려 있어 구조가 단순하다.



높이 조절하는 다리도 없이 고정 각도이다. 각도가 대략 이 정도 되는데 팜레스트없이 쓸 것이므로 약간 더 높았으면 좋을 거 같다.



나는 작업중에 책을 볼 일이 많아 키보드가 안 미끌리는 것보다 앞뒤로 잘 밀리는게 좋다. 그리고 뒷면 각도가 더 높은 걸 좋아해 키보드를 살 때마다 뒤에 스펀지로 된 팜레스트를 잘라 붙인다.



이렇게 붙여 놓으면 책을 볼 때 앞으로 키보드를 죽 밀어 놓기 편하고 각도가 높아져 팜레스트 없이도 키보드를 편안하게 쓸 수 있다. 앞쪽에 미끄럼 방지패드가 있어 타이핑할 때 키보드가 밀리지 않는다. 앞으로 밀 때는 키보드 앞쪽을 살짝 들어서 쭉 밀면되니 아주 편하다.



키배치도 지극히 평범하다. Fn키와 함께 미디어 재생, 볼륨 정도를 조정할 수 있고 이 작은 크기에 숫자키패드도 있다. 다만 맘에 안드는건 제일 많이 쓰는 방향키를 요따구로 만들어 놨다는 점이다. 아래위 버튼의 폭이 절반이라 위로 올라갈 때 자꾸 Shift를 누르게 된다.



차라리 우쉬프트를 포기하더라도 방향키는 제대로 붙어 있는게 더 좋다. 이런 불편함을 알고도 이 키보드를 선택한 이유는 넘패드를 리맵하면 텐키레스처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AutoHotKey로 대충 다음과 같이 키를 리맵했는데 넘패드의 특수성으로 인해 Shift 방향키가 블록선택으로 인식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NumPadAdd:: ^c
NumPadEnter::^v
Numpad1::Left
NumPadEnd::+Left
Numpad2::Down
Numpad3::Right
Numpad5::Up
Numpad4::Home
Numpad6::End
NumpadMult::PgUp
Numpad9::PgDn
NumpadDiv::Home
Numpad8::End
Numpad7::Del

분명 방법이 있을텐데 아직 AutoHot키를 제대로 몰라서 정확하게 리맵하지는 못했다. 레지스트리를 수정해서 리맵하면 문제없이 잘 될텐데 그러기는 귀찮고 방법을 좀 찾아 봐야겠다.

K470은 사무실용으로는 거의 최적의 키보드이다. 크기 작고 소음도 없고 키감도 만족할만하다. 회사정책상 블루투스는 못 쓰는데 이건 2.4GHz 수신기가 있어 쓸 수 있다. 블루투스는 슬립 상태를 해제하지 못하는데 비해 이건 된다. 배터리 수명은 2년이라고 하니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이 정도면 메인으로 써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성능이며 사무용으로 적극 추천한다.


 



돈 못 벌어도 좋다. 즐겁게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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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K 2월14일 10:09:50  

타건 소리 및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두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p5pXDlW3kE

51초짜리 짧은 영상입니다. 역시 기계식에 비해 소리가 없으니 타건음도 별로 재미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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