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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스컬프트 어그노믹 키보드 셋트 날짜:2022-1-12 8:49:58 조회수:137
작성자 : 작가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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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철들기를 거부하는 개구쟁이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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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공학 키보드는 어떤가 싶어 중고로 하나 장만해 보았다. 그전에도 잠깐씩 남의 키보드를 쳐 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소유해 보고 장시간 사용해 본 적은 없어 호기심이 좀 생겼다. 솔직히 그다지 편할 거 같지는 않으며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한번쯤은 써 봐야 할 거 같다. 키보드 마우스가 한 셋트일 뿐만 아니라 넘패드까지 3개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넘패드는 거의 안 쓰는데 어쨌거나 키보드 오른쪽에 붙어 있지 않다는 점은 마음에 든다. 필요한 사람은 오른쪽에 두고 쓸 수 있고 왼쪽으로 옮길 수도 있고 나처럼 쓰지 않으면 아예 안 보이는 곳에 쳐박아 둘 수도 있다. 계산기 버튼을 누르면 바로 계산기 앱을 실행하며 이 상태에서 수식을 입력하면 되어 간이 계산기로도 쓸 수 있다. 이건 좋은데 버튼 누를 때마다 계산기가 매번 실행되는 점은 좀 불편하다.
세 개의 부품으로 들어가 있는 무선 장비이다 보니 배터리도 각각 세 쌍을 넣어야 한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뒷면 덮게가 자석으로 되어 있어 열고 닫기 편하지만 넘패드는 나사를 풀어야 열 수 있다. 게다가 잘 쓰지도 않는 일자 나사라 드라이버 찾기도 어렵다. 열어본 모습은 다음과 같다.



키보드는 AAA 배터리 2개가 들어가는데 비해 마우스는 AA 2개가 들어간다. 키보드가 전력을 더 많이 쓸텐데, 그리고 어차피 아래쪽 공간이 남아 AA 넣어도 충분할 거 같은데 배터리 종류가 달라 은근 불편할 거 같다. 마우스 배터리 삽입구에 수신기 수납 공간이 있어 분실 위험이 덜하다. 이거 하나만 꽂으면 별도의 페어링 없이 셋 다 바로 연결된다. 블루투스는 지원하지 않는데 이건 별로 큰 단점은 아니다. 
넘패드는 배터리가 또 수은 전지로 되어 있다. 잘 안쓰니 전력 사용량도 적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수은 전지는 사용 시간이 너무 짧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장기간 써 보지 않아 사용 시간은 잘 모르겠다. 배터리 사용 기간은 년 단위이거나 몇 달은 족히 될 거 같아 충분한 거 같고 충전식이 아니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높낮이 조절용 받침대는 키보드 앞쪽에 자석식으로 붙인다.



이게 손목이 일자로 죽 뻗는 형태라 더 편리하다고 하는데 막상 이래 놓고 써 보니 별로 불편한건 잘 모르겠다. 이 각도도 그럭 저럭 괜찮은 거 같은데 받침대를 빼고 써도 큰 차이는 잘 모르겠다. 손목이 공중에 붕 뜨는 형태이고 책상 바닥에 닿지 않아 오래 쓰면 이게 더 불편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뒤를 좀 세우면 어떨까 싶어 뒤에다 팜레스트를 받치고 써 봤는데 팔뚝이 자연스럽게 책상 바닥에 닿아 나는 오히려 이게 더 편한 거 같다. 원래 자세가 구부정해서 그렇기도 하고 오랫동안 이런 식으로 타이핑을 하다 보니 익숙해진 모양이다. 
키 배열은 좀 문제가 있다. 짧은건 좋은데 텐키레스 배열이 아니다. 필요한 편집키는 오른쪽에 다 있지만 표준 배열과 다르다 보니 익숙해져야 한다. 펑션키 높이가 낮은 것도 불편한데 펑션키의 키감이 문자 키와는 달리 좀 딸각거리는 형태여서 어색하다. 
펑션키와 기능키는 제일 오른쪽의 스위치로 토글하는데 이건 좀 생각을 잘못한 거 같다. 예를 들어 펑션키 모드를 쓰다가 볼륨을 낮추려면 오른쪽 토글키 재끼고 F3을 누른 후 토글키를 원래대로 다시 재껴야 한다. 차라리 FN 키를 하나 따로 뒀으면 좋겠다. 이 키보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스페이스바이다.



영문 버전은 스페이스가 길다는데 한글 버전은 한영, 한자 키 때문에 스페이스 길이가 짧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 내가 엄지를 누르는 부분이 스페이스 영역이 아니고 한영키와 경계쯤되어 의식적으로 오른손 엄지를 벌리고 눌러야 한다. 덕분에 오타가 조금 나는데 예상외로 좀 쓰다 보니 이 부분은 그럭 저럭 적응이 될 거 같기도 하다.
나는 키보드 종류3을 쓰고 한영 전환을 Shift+Space로 하는데 이 키보드에서는 한영키가 그냥 동작한다. Alt키가 따로 있어서 키보드 종류에 상관없이 동작하는 거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Shift+Space도 한영 전환으로 동작해 어떤 것이든 편한대로 쓰면 된다. 
그 외 ㅠ자의 위치가 왼쪽으로 딱 고정되어 있어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도 많을 거 같다. 나는 좌자우모의 원칙에 따라 ㅠ는 오른손으로 치는게 버릇인데 이건 강제로 나누어져 있으니 꼭 왼손으로 쳐야 한다. 습관을 바꾸기 쉽지 않을 거 같다. 근데 웃기게도 영문 b는 또 왼손으로 치는 습관이 들어 있다. 
키감은 전형적인 펜터그래프이며 키압도 적당하다. 타이프 치는 동안 키감이 어색하거나 힘이 들거나 하지는 않으며 익숙해지기만 하면 꽤 편하게 타이핑할 수 있을 거 같다. 키캡의 재질은 진짜 싸구려틱한 플라스틱이고 각인도 스티커를 붙여 놓은 수준이라 전혀 고급스럽지 않다. 좀 쓰다 보면 글자가 지워질 거 같다. 
팜레스트가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어 손목이 편안한 이점은 있는데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니 분리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팜레스트 재질은 보들보들한 고무여서 손목에 별 무리는 없는데 때를 좀 잘 타고 번들거림이 있다. 중고로 샀더니 이미 번들거린다. 예상외의 단점이 또 있었다. ㅗ를 누를 때 키가 케이스에 가끔 걸리는 감이 있는데 자세히 보니 과연 그렇다. 



키 면적이 넓은데 정확히 중앙을 치면 잘 들어가지만 오른쪽 가장자리를 치면 왼쪽 부분이 케이스에 걸리는 느낌이 난다. 이건 금형이 잘못된 것이다. 키와 키가 들어갈 구멍이 너무 빡빡해서 중앙이 아니면 걸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ㅛ키도 마찬가지 증상이 있는데 ㅜ키는 또 그렇지 않다. 이건 내 키보드만의 특성일 수도 있다. 칼로 좀 긁어내면 괜찮을 거 같다.
마우스 성능은 무난하며 오른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어 손목도 편안한 것 같다. 그런데  윈도우키를 왜 저기가 갖다 놨을까 싶다. 또 백 버튼이 물리적으로 노출되어 있는게 아니라 오른쪽 엄지속에 숨겨져 있어 누르기 불편하다. 매뉴얼을 보지 않으면 여기에 키가 있는지도 알 수 없을 거 같다. 
오래는 아니지만 얼만간 쳐 본 결과 그럭 저럭은 쓸만하지만 인체공학의 이점까지는 잘 모르겠다. 손이 벌어지니 편한건 있는거 같은데 배열의 이질감으로 약간 적응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는 건 조금 부담스러운 면이다. 

 



돈 못 벌어도 좋다. 즐겁게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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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대 1월13일 9:20:08  

마우스는 다들 편하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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