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키크론 K2 청축 키보드 사용기 날짜:2020-3-11 11:22:23 조회수:62
작성자 : 작가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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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철들기를 거부하는 개구쟁이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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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 키보드와 함께 살아야 하는 프로그래머는 키보드가 좋아야 한다. 그래서 돈은 별로 못 벌지만 좀 비싸도 기계식 키보드만 쓰고 있다. 게다가 적축의 부드러움, 갈축의 사각거림, 청축의 경쾌한 딸깍거림이 골고루 다 좋아 이것 저것 바꿔 가며 쓰는 사치를 누리고 있다. 딴 데 돈 안 쓰니 이런거라도 좀 누려 보고 살아야지. 최근에는 주로 적축을 썼는데 그러다 보니 청축이 또 그리워졌다. 청축도 하나 있는데 7년이나 써 먹던거라 지금은 스위치가 너덜너덜해져서 키감이 영 별로다.

그래서 아예 새로 하나 장만하기로 하고 검색해본 결과 요즘 키크론 키보드가 꽤 괜찮다고 한다. 키 배열이 텐키레스랑 달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거 같았지만 노트북 배열이라 딱히 이질적이지도 않고 괜찮아 보였다. 키보드를 주문하고 받는데 좀 우여곡절이 있었다. 분명히 청축을 주문했는데 적축이 왔다. 뭐 사람이 하는 일이니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하고 교환 신청했는데 또 적축이 왔다. 판매자한테 좀 짜증을 냈더니 이번에는 상자만 청축이고 알맹이는 또 적축으로 보내줬다. 끈기있게 교환 신청하여 4수끝에 드디어 청축 키크론 키보드를 손에 쥐었다.




일단 크기가 참 앙증맞다. 넘패드는 물론이고 방향키 영역까지 없어 키보드와 마우스가 최단거리에 위치한다는게 큰 장점이다. 키 배치에는 아직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았지만 PgUp, PgDn, Home, End가 다 있어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키감은 별 특별할 거 없는 전형적인 청축이며 키압은 약간 무거운 편이다. 스위치는 모두 게이트론이다. 키캡은 ABS이며 그다지 고급은 아니지만 손가락 끝에 닿는 감촉이 나쁘지는 않았다. 보강판은 충분히 딱딱해서 반발력이 훌륭하다. 울림이 좀 있다는 평가가 있던데 나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 키보드 왼쪽 면에는 충전 단자와 두 개의 스위치가 있다.



맥과 윈도우를 지원하여 OS를 선택할 수 있고 유선, 무선 모두 지원한다. 출고시는 맥용 키가 끼워져 있고 윈도우용 키캡도 같이 준다. USB 포트는 C 타입이며 유선 연결 및 충전 역할을 한다. 키보드 높이는 앞뒤가 똑같아 경사가 전혀 없다. 뒷판의 발을 세워야 적당히 기울어진 모양이 된다. 높이가 높아 팜레스트를 따로 붙이지 않으면 좀 불편하다. 블루투스 무선 연결 기능은 훌륭하다. 단 한번도 키를 놓친 적 없고 딜레이도 전혀 느낄 수 없어 유선으로 쓰는 것과 똑같다. 다만 10분 정도 지나면 슬립모드로 들어가 버려 키를 한번 툭 건드려줘야 깨어나는 점이 예상외로 불편했다.

배터리 성능은 4000mAh이며 스펙상 2~3일이라고 되어 있었던 거 같은데 지금 3주째 잘 쓰고 있다. LED만 꺼 놓으면 배터리 수명은 일상적으로 쓰기에 충분한 거 같다. 키보드야 늘 컴퓨터 옆에 있으니 무선이 뭐가 필요한가 싶겠지만 책상위에 책을 여러권 펼쳐 놓을 때는 그놈의 선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최대 3개의 기기까지 연결할 수 있고 FN+1, 2, 3으로 신속하게 스위칭할 수 있다.



키 배열은 일단은 무난하다. 그러나 저 망할놈의 LED 키가 우측 제일 위에 자리잡은 건 설계상의 실수이자 만행이다. 제일 많이 쓰는 Del 키가 저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잘 쓰지도 않는 LED 버튼에다 왜 저렇게 좋은 자리를 줬을까 싶다. Ins 키가 없는데 Fn+Del 키로 대신한다. Del키 옆에 있는 건 PrtSc키이다. LED 기능은 처음부터 별 관심도 없고 배터리만 먹는 기능이라 사자 마자 꺼 버렸다. 위에서 보면 하얀 LED가 깜박거리며 키를 두드리면 잠시 흰색 불빛이 나타나 재미는 있다. 그러나 내가 언제 키보드 쳐다 보며 두드렸던가. 결국 LED는 나에게 만고의 불필요한 기능이다.



모드에 따라 휘황 찬란한 애니메이션을 보여 주기도 한다. 내가 구입한 건 White 모델이고 RGB 모델은 더 화려한 빛을 보여준다. 프레임이 알루미늄인 것도 있는데 더 비싸다. 키 배치가 약간 특이하지만 습관만 잘 들이면 메인 키보드로도 충분히 쓸만하다. 다만 그 습관을 제대로 들이는데 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기계식 키보드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할만한 키보드라고 생각하며 조만간 3번이나 반품한 적축도 하나 구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돈 못 벌어도 좋다. 즐겁게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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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ietta 3월13일 5:14:03  

키보드가 예쁘네요. 사진으로만 봐도 타자치기 되게 좋아 보여요.

작가K 3월15일 8:21:05  

지금도 이걸로 치고 있어요.
컴팩트하고 정갈해서 좋아요. 키 배치는 아직도 적응중이고요.
무엇보다 무선이 잘 되니 너무 너무 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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