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관공서에 갈 일이 있어 오랜만에 월차를 냈다.
사실 꼭 월차까지나 낼 필요는 없지만 핑계 삼아 하루 쉬는거다.
매일 아침마다 알람 소리 듣고 5분만, 5분만 더 하다 억지로 일어나는 아침
참 성가시고 괴롭고 귀찮은 일이다.
이럴 때마다 "이불 밖은 위험해"를 외치며 잠 좀 푹 자고 싶다는 말이 나온다.
오늘 아침은 진짜 이 소원대로 이불밑에서 실컷 밍기적거리다 일어났다.
매일 정시에 출근하던 버릇이 있어 그래 봤자 9시면 눈이 떠진다.
아주 늦게는 아니지만 원할 때 일어날 수 있으니 개운하기는 하다.
그런데 푹 자고 일어나는게 과연 마냥 행복한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생활이 매일 이어지면 좋다고 느끼는 건 잠시일거고 지겹다고 투덜댈게 뻔하거든
그냥 안 괴로울 뿐 이게 행복한 건 아니다.
긴장하지 않으니 오전 내도록 몸은 깨어나지 않고
일하는 것도 쉬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서 딩굴거리다가
도저히 배고파 못 견딜 때쯤 일어나 뭐 좀 줏어 먹겠지
그런 생활 오래해 봤는데 꼭 만족스러운 건 아니었다.
아침에 후다닥 일어나 출근 버스에 몸을 싣고
회사 가서 사람도 만나고 일 문제로 부딪치기도 하고
어려운 과제 할당 받아 골머리 싸매다가 겨우 겨우 해결하고
일거리 하나씩 해 치울 때마 약간이나마 성취감도 느끼고
피곤하면 몰래 몰래 낮잠도 자면서 웹 서핑도 하고
퇴근하면 동료들이랑 어울려 술도 한잔 마시고
요래 사는게 또 행복한 일인 것도 맞다.
모든게 마음에 달려 있듯이 결국 행복과 만족은 내 맘 속에 있는거다.
오늘은 아무튼 하루 휴가 받았으니 딱 할 일만 하고 신나게 놀자.
내일도, 모레도 또 논다는거지. 푸히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