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변경 감시의 필요성

윈도우즈는 여러 개의 프로그램이 동시에 실행되는 멀티태스킹 운영체제이다. 그러다 보니 두 개의 편집기가 같이 실행될 수 있으며 한 파일을 두 개의 편집기가 동시에 편집할 수도 있다. 이 상태에서 둘 중 하나는 편집 결과를 잃어 버릴 위험이 있는데 먼저 저장한 프로그램의 편집 결과는 나중에 저장한 프로그램의 편집 결과에 의해 덮여 써지게 된다.

운영체제는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파일 객체에 공유 플래그를 두어 파일을 열 때 다른 프로그램이 이 파일을 열지 못하게 한다거나 읽기전용으로만 열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제공한다. 하지만 편집기들은 보통 파일을 열어 놓은 채로 편집하는 것이 아니라 파일의 데이터만 가져온 후 파일을 닫으며 저장할 때 다시 연다. 디스크 기반의 편집기들도 원본 파일의 사본을 만든 후 사본을 대상으로 편집할 뿐 원본은 항상 닫혀 있다. 그래서 운영체제의 공유 플래그는 동시편집 문제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텍스트 편집기는 원래 텍스트를 편집하는 프로그램이지 텍스트 파일을 편집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다만 편집하는 텍스트를 파일로부터 얻어왔을 뿐이므로 파일 자체에 대한 공유설정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만약 편집파일에 공유락을 건다면 비주얼 스튜디오가 열어 놓은 프로젝트에 속한 파일은 비주얼 스튜디오로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외부 편집기를 쓸 수 없게 된다. 이는 사용자의 프로그램 선택권을 제한하는 아주 못된 짓이다. 그래서 편집기들은 자신의 편집하고 있는 파일이라도 배타적인 락을 걸지는 못한다.

멀티태스킹 시스템에서 두 프로그램이 한 파일을 동시에 열어 놓는 것은 합법적이며 때로는 이것이 유용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자면 비주얼 스튜디오로 디버깅 중에 이 프로젝트에 속한 파일에서 특정 문자열을 찾고 싶다고 하자. 디버깅 중인 개발 환경을 검색 목적으로 쓰기가 어려워 당근 편집기를 열어 파일 찾기를 하고 그 결과를 보게 된다면 두 편집기가 한 파일을 동시에 열게 된다. 또 이 상황에서 검색한 파일에 대해 소스 카운터나 압축 유틸리티, 메일 전송 프로그램 따위를 실행하면 세 개의 프로그램이 한 파일을 액세스할 수도 있다.

한 파일에 대한 동시 액세스가 유용하면서도 안전하기 위해서는 한 프로세스만 파일을 수정하고 나머지는 읽기만 할 때에 국한된다. 두 프로세스가 동시에 파일을 수정하면 분명히 문제가 됨은 따로 예를 들지 않더라도 직관적으로 이해가 될 것이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사용자들이 한 파일을 두 편집기로 열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지만 이런 상황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고 고의로 그런 사고를 치지는 않으므로 사용자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편집기들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최소한의 안전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이전의 변경에 대해서는 한쪽이 포기를 해야 하지만 적어도 앞으로의 사고는 예방해야 한다. 내가 편집하고 있는 파일을 다른 프로그램이 열지 못하도록 할 수는 없으므로 다른 프로그램이 나의 파일을 변경하는지를 감시하여 만약 변경되었다면 최신 수정 사항을 다시 가져 오면 된다. 즉 프로그램끼리 공유한 파일의 내용을 동기화하는데 이것을 변경 감시 기능이라고 한다. 이 기능은 비주얼 스튜디오와 메모장으로 간단하게 테스트해 볼 수 있는데 메모장으로 Dangeun.cpp를 열어 스페이스, 백스페이스를 친 후 저장하고 비주얼 스튜디오로 다시 돌아와 보자.

왼쪽은 7.0의 메시지박스고 오른쪽은 6.0의 메시지박스인데 ‘Dangeun.cpp가 다른 프로그램에 의해 변경되었습니다. 다시 읽을까요?’라고 묻는 것이다. 이때 사용자는 예 버튼을 클릭하여 메모장에서 수정한 내용을 확정할 수도 있고 아니오를 눌러 메모장의 편집 동작을 무시할 수도 있다. 변경 감시를 한다고 해서 두 편집기의 수정 사항을 지능적으로 병합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사용자는 동시편집에 의해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게 되고 적극적인 사고 수습을 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당근은 이 기능을 위해 두 개의 옵션을 제공하며 SOption 구조체에는 이 옵션 변수들이 이미 선언되어 있다. 변경 감시 기능이 때로는 귀찮은 존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이 기능의 활성화 여부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bWatchChange 옵션은 변경 감시 기능을 사용할 것인가 아닌가를 지정하며 디폴트값은 TRUE이다. 사용자가 이 값을 FALSE로 바꾸면 감시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사용자는 그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bReloadNoAsk는 변경 발견시 사용자에게 질문을 할 것인가 아니면 질문없이 변경 내용을 알아서 동기화할 것인가를 지정하는 옵션이다. 사용자에게 메시지박스를 띄워 무엇인가 질문을 한다는 것은 프로그램의 입장에서 대단히 조심스러워야 한다. 주인은 자기가 알아서 척척 일을 처리하는 하인을 좋아하지 매번 이럴까요? 저럴까요? 물어보는 하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질문 여부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하지만 다른 프로그램에 대한 변경 사항은 사용자들이 귀찮아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좋기 때문에 이 옵션의 디폴트는 FALSE이다. 이 값을 TRUE로 바꾸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며 사용자는 그 효과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이 옵션을 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