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롤리팝
2014년 10월에 발표된 5.0 롤리팝은 안드로이드 역사상 가장 굵직한 변화가 있었던 버전이며 아직까지 현역이다. 당분간 실장비에 가장 많이 탑재될 것이며 개발의 기준이 될 버전이다. 롤리팝에서 어떤 기능이 추가되었는지 간략하게 정리해 보자.
우선, 안드로이드 런타임이 달빅(Dalvik)에서 ART로 변경되었다. ART는 4.4 버전에 처음 도입되었고 옵션을 통해 사용할 수 있었지만 5.0부터는 기본 런타임이 되었다. 이전에는 자바 코드를 DEX라는 바이트 코드로 컴파일해 놓고 실행할 때 JIT(Just in Time) 컴파일러가 바이트 코드를 기계어로 번역해 가며 달빅 가상 머신 위에서 실행하였다. 그렇다 보니 번역 시간 때문에 실행 속도가 느렸다. 플랫폼 독립적인 자바의 태생적 한계라고 할 수 있다.
ART에서는 앱이 설치될 때 AOT(Ahead of Time) 컴파일러가 DEX 파일을 기계어로 일괄 번역하여 타깃 장비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실행 파일로 변환해 둔다. 실행할 때 번역 과정을 거치지 않고 네이티브 리눅스 프로세스로 실행되므로 훨씬 속도가 빠르다. 초기의 인터프리터 방식에서 시작해서 JIT, AOT 등 번역 방식이 개선됨으로써 자바의 속도 한계가 점점 극복되고 있다.
이 외에도 ART는 가비지 컬렉션(GC) 기능을 개선하여 앱의 실행 속도와 반응성을 향상시켰다. 또 프로파일러와 디버거의 성능도 대폭 보강하였다. 런타임이 변경되었지만 내부적인 변화이므로 기존 앱의 호환성에 큰 문제가 없어 기존의 달빅에서 동작하던 앱도 ART 런타임에서 잘 동작한다. 다만 예외적으로 JNI나 표준이 아닌 써드파티 기술을 사용한 특수한 경우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앱을 다시 작성해야 한다. 기타 개선 사항은 짧게 요약만 해 보자.
■ 머티리얼 UI 채용 : 뷰의 Z축 속성으로 입체감을 줄 수 있으며 실시간 그림자를 표현함으로써 3D 효과를 낸다. 심지어 이동중에도 그림자가 유지된다. 액티비티 전환시에도 여러 가지 다양한 애니메이션 효과를 내며 버튼이나 체크 박스 등의 터치 컨트롤에 물결 애니메이션 기능이 추가되어 터치의 손맛을 살려준다.
■ 알림 기능 개선 : 잠근 상태에서도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민감한 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있어 어느 수준까지 보일 것인지는 사용자가 선택한다. 전화 착신처럼 중요한 알림은 다른 앱 실행중일 때도 팝업 형태로 열리는 헤드업(Heads-up) 알림으로 전달한다. 이 알림에서 사용자는 전화를 받을 수도 있고 무시하고 하던 일을 계속할 수도 있다.
■ 64비트 지원 : 주소 공간이 늘어나 더 많은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으며 대규모 작업시 연산 속도가 향상되었다. 자바로 만든 앱은 64비트에서도 별다른 변환없이 바로 실행 가능하므로 이전 프로그램도 코드를 수정할 필요가 없다.
■ OpenGL ES 3.1 및 ES 확장을 구현한 안드로이드 확장팩(AEP) 지원 : 고급 3차원 그래픽 기능을 지원하여 모바일 장비에서 데스크탑 수준의 그래픽 출력이 가능하다.
■ 웹뷰가 Chromium M37에 기반하여 재작성됨으로써 WebAudio, WebGL, WebRTC 등을 지원하도록 성능이 개선되었다. 운영체제와는 별도로 개별적으로 업데이트 가능하다.
■ 카메라 성능 개선 : 4K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으며 RAW 포맷을 지원한다. 노출 시간이나 ISO 감도 등을 조정하는 파라미터가 추가되었다.
■ 앱 내부에서 화면을 캡처하여 네트워크로 즉시 공유 가능한 Media Projection API가 추가되었다. 화상 회의 앱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 BLE(Bluetooth Low Energy) 지원 : 배터리를 덜 소모하면서도 이전과 기능은 유사하게 유지한다. 배터리 용량이 충분하지 않은 시계나 의료 장비 등에 유용하다.
■ 최근 작업을 보여주는 이전의 Recent 화면이 Overview 화면으로 대체되었으며 이 안에서 동작을 처리할 수도 있다. Recent는 앱의 목록을 보여주는데 비해 Overview는 문서의 목록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웹 브라우저 하나만 목록에 나타나지만 이제는 접속한 사이트의 목록이 보인다.
■ TV나 게임기 같은 대화면 앱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린백(leanback) UI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폰이나 태블릿보다 더 크고 굵은 글꼴을 사용하며 게임 컨트롤러 등으로부터의 입력도 지원한다.
이런 여러 가지 기능 추가 외에도 성능이 향상되고 배터리 효율을 개선했다. 그러나 새로운 판올림을 할 때마다 기존 앱이나 데이터와 충돌을 일으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롤리팝 초기에 배터리 누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다. 백그라운드에서 실행되는 구글 플러스가 너무 많은 동작을 하며 외장 메모리의 파일을 반복적으로 읽음으로써 배터리를 과다 소모함은 물론 발열 문제까지 심각했다.
구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번 마이너 업그레이드를 배포했으나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곧이어 5.1을 발표했는데 멀티 SIM 지원, 구형 클래스를 제거하는 정도의 약간의 기능 변경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버그 수정을 위한 패치였다. 그래서 구글의 운영체제는 .0은 쓸만하지 못하다는 오명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도 사실이다.